모스크바 근교에 사는 알료나 피스코바는 미인대회와는 상관없이 살고 있던 평범한 여고생. 지난달 친구가 장난으로 6월 에콰도르의 키토에서 열릴 미스유니버스대회 러시아 대표를 추천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miss.rambler.ru)에 그의 사진을 올리며 연예인 못지않게 유명해졌다.
키 164cm, 몸무게 60kg의 피스코바양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키는 평균 10cm가 작았고 몸무게는 10kg이 더 나갔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90-60-90’ 안팎의 몸매를 자랑했지만 피스코바양은 ‘당당히’ 자신의 몸이 ‘90-75-100’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평소 ‘얼짱’과 ‘몸짱’에 대한 반감이 심했던 네티즌들은 다투어 피스코바양을 추천해 첫날 추천 수만 1만건이 넘으면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평소 외모지상주의를 확산시키는 국제미인대회에 반대해 온 반(反)세계화주의자들까지 조직적으로 피스코바양 지원에 나섰다. 조직위원회측은 “초유의 사태로 대회가 엉망이 될 것”이라며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다행히(?) 피스코바양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나이(18세)에 미달이었다. 주최측은 추천을 무효로 하는 대신 특별인기상과 노래반주기계를 선물로 주고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정작 피스코바양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월은 시험 기간이어서 어차피 대회에 나갈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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