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천총통 총격사건 의문”…“현장 봉쇄않고 경호 미흡”

  • 입력 2004년 4월 18일 18시 13분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피격사건을 조사해 온 대만계 미국 법의학 전문가 리창위(李昌鈺) 박사는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도 이 사건에 의혹이 많다는 자신의 견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미 코네티컷주 뉴헤이븐대 교수인 리 박사는 16일 하와이에서 대만 둥썬(東森)TV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의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가 17일 보도했다.

그는 현장 물증조사 결과 △경찰이 사건 발생 직후 현장을 봉쇄하지 않았고 △경호원들이 천 총통에 대해 즉각적인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천 총통을 쏜 탄환의 탄도와 발사각도, 저격수의 발사 거리 등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리 박사는 15일 FBI 초청강연에 참석했을 때 많은 FBI 요원이 “총통과 부총통이 함께 피격됐는데도 경호 강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봉쇄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를 꼼꼼히 따져 묻더라고 전했다.

리 박사는 “나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없었다”면서 “나는 물증을 조사 감식하는 책임만 맡았을 뿐이었고 (대만 당국이) 관련 물증을 어디서 어떻게 수집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친(親)국민당 성향이어서 공정성을 믿을 수 없다는 대만 집권 민진당 인사들의 지적에 대해 “총탄은 여야를 구분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천 총통은 총통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달 19일 고향인 타이난(臺南)에서 무개차를 타고 유세를 하다 피격돼 복부에 찰과상을 입었으며 야당은 이 사건으로 선거흐름이 뒤집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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