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초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스페인 출신 화가 파블로 피카소(사진)에게 프랑스 경찰이 붙인 첫 번째 꼬리표는 ‘무정부주의자’였다.
경찰은 그를 무정부주의자 내지는 공산주의자로 분류해 꾸준히 감시했다. 피카소는 1930년과 1940년 프랑스에 귀화를 신청했으나 이 같은 이유로 거부당했다.
21일 파리시경찰국 박물관이 연 ‘경찰 소유 고문서 전시회’에는 이런 내용이 담긴 피카소의 존안 파일이 공개돼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피카소가 프랑스에 귀화를 두 번이나 신청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파시스트 독재자인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집권하는 한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단언했던 피카소가 40년에 귀화를 다시 신청했던 것은 프랑코 정권과 가까웠던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한 뒤 그를 스페인으로 추방할까 두려워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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