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중동평화협상은 사라졌다＂

팔레스타인 저항운동 단체인 하마스의 새 최고 지도자로 알려진 카리드 마슈알(48)은 24일 중동 평화협상은 사라졌다고 선언했다.

이집트 관영신문 알 아흐람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하마스 해외 지도부를 이끌고 있는 마슈알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아랍인들은 더 이상 평화를 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고 24일 보도했다.

마슈알은 이스라엘의 표적공격으로 하마스 최고 지도자 아메드 야신과 압델 아지즈 란티시가 살해된 후 사실상의 최고 지도자로 떠오른 인물.

하마스 지도부는 이스라엘의 표적암살을 피해 새 지도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마슈알은 이날 회견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동정책이 이스라엘의 '분리정책'을 지지하는 쪽으로 급선회하면서 평화협상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대화 채널을 폐쇄했다"고 덧붙였다.

마슈알은 미국이 후원해 온 단계적 중동 평화안인 로드맵에 대해 "우리가 부시의 해결방안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폭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알 아흐람은 그가 이스라엘의 표적공격이 강화된 뒤로 끊임없이 이동하고 전화번호도 수시로 변경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슈알은 시리아 정부가 하마스 사무실을 폐쇄하라는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출국 압력을 가한 적이 없다며 "시리아가 용기있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