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 입력 2004년 4월 26일 14시 57분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이 어느 브랜드를 선호하는지는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 최근 한 여성잡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매월 베이징 거주자 평균수입의 절반에 이르는 500위안(60달러)를 쓰고 있다.

이름을 날리는 해외의 유명 브랜드들이 이들의 선호 리스트 상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일부 '메이드 인 차이나' 브랜드도 인기를 따라잡기 시작했다는 점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명 메이커가 좋아요"=26일자 월스트리스저널이 보도한 이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의 18~22세 대학생 1200명 가운데 33% 가량이 가장 '쿨(cool)'한 브랜드로 나이키를 꼽았다.

소니와 아디다스는 각각 15%의 답변을 얻어 2위를 차지했다.

베이징에 사는 대학원생 파니 야오(23·여)는 프랑스 브랜드인 랑콤과 비오템 화장품을 사는 데 작년 한 해 동안 3000위안을 쓴 '큰 손' 소비자.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다 보니 전체 지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는 "중국이 아직은 나이키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멋진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문조사 응답자의 49%는 "이제는 중국에도 쿨한 브랜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1998년 설문조사 당시에는 선호하는 중국 브랜드가 있다고 대답한 젊은이가 거의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가장 쿨하다고 생각하는 도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상하이는 뉴욕을 바짝 따라잡는 2위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밀라노는 3위로 밀렸다.

▽중국, 브랜드 기업 육성에 박차=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Haier)과 컴퓨터 업체인 렌샹의 새로운 상품명 레노보(Lenovo),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리닝(Li-Ning) 등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주역들이다.

맥주 상표인 '칭따오'의 경우 국내의 작은 맥주 회사들을 연달아 인수합병하면서 인지도를 높여나가는 상태.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자국 기업들이 머지 않아 글로벌 수준의 슈퍼 브랜드를 키워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이 자체 브랜드 없이 해외 수주 물량을 대량 싸게 생산한다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중국 브랜드 홍보의 무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중국 정부가 브랜드 육성 노력을 지원하는 점 등도 이런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중국 오길비 PR사의 매니징 디렉터인 스콧 크로닉은 "서구에 쏠려있던 브랜드의 개념이 빠른 속도로 (중국 등 동양 쪽으로) 옮겨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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