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출신들 펄펄난다

  • 입력 2004년 4월 27일 13시 37분


'맥킨지는 CEO(최고경영자) 사관학교'

세계적 경영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출신 컨설턴트들이 한국 재계의 새로운 파워그룹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컨설턴트 시절 경영자 관점에서 기업이 직면한 문제점을 파악해 해법을 제시하는 고된 훈련의 결과물이다.

이들은 금융 정보통신(IT) 대기업 등 각 분야의 핵심인재로 영입돼 활동하고 있으며 '전직 맥킨지(Ex-Mckinsey)'라는 이름으로 묶여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나이는 대부분 30대 중반~40대 초반이어서 차세대 주자로 부각되고 있다.

맥킨지는 8년 연속 미국 MBA(경영학석사) 졸업예정자들의 취업선호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업현장을 누빈다=지난해 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 분쟁 최일선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한 SK㈜ 유정준 전무가 대표주자다. 그는 KPMG(미국 회계법인)와 맥킨지를 거쳐 35세에 LG건설 최연소 이사로 영입됐다가 98년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직접 스카웃해왔다.

그후 4년만에 SK㈜ 전무로 승진해 경영지원 부문장(CFO)을 맡으며 소버린과의 일대격전을 치러낸 야전 사령관이다. 최 회장은 맥킨지에 SK그룹 계열사의 컨설팅 업무를 맡겼을때 같이 일한 인재들을 영입했다.

최근에는 금융회사 진출이 활발하다.

국민은행은 미래 생존전략을 짜는 전략기획팀장에 30대의 이성원씨를 발탁됐다. 국민은행은 이 팀장 이외에 3명의 전직 맥킨지 컨설턴트를 같은 팀에 더 영입했다.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은행도 합병후 통합전략을 짜기 위해 맥킨지 컨설턴트를 대거 스카웃했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벤처캐피탈 1세대'로 불리는 일신창투 고정석 사장과 LG벤처투자 구본천 대표 등이 포진해 있다.

기업의 속성을 잘 알아야 하는 외국계 증권사와 사모투자펀드(PEF) 등에도 많이 진출해있다.

▽왜 데려가나=핵심은 복잡한 문제를 상식적인 수준에서 푸는 문제해결(Problem-Solving) 능력이다.

컨설턴트로 기업의 미래비전 설정과 실천방안 마련, 직장내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 인수합병(M&A) 및 통합전략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생긴 노하우를 기업이 사가는 것. 씨티은행 강태진 영업기획팀장은 "최고경영자의 시각을 갖고 여러 제약조건을 어떻게 극복해 목표를 달성한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컨설팅 경험이 회사를 옮긴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맥킨지 서울사무소 최정규 공동대표는 인재양성 비결로 △우수인재 선발 △철저한 내부 훈련과정 △1대1식 컨설턴트 지도(Mentorship) △경영자 마인드 등을 꼽는다.

특히 신입사원을 뽑을때 문제해결능력과 팀웍 리더쉽 도전정신 등을 중시하고 입사후에는 맥킨지의 오랜 경험과 경영자 마인드 등을 심어주기 때문에 기업이 원하는 핵심인재가 된다는 것.

맥킨지는 다른 회사에 비해 이직률이 높다. 끊임없이 앞문으로 사람이 들어오고 뒷문으로 나가지만 퇴사후 독특한 형태의 '동창(Alumni) 프로그램'을 운영해 퇴직자들을 하나로 묶는다. 최정규 대표는 "언제 어느 곳에 가 있더라도 '맥킨지'라는 이름으로 뭉칠 수 있다"고 말한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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