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안보-병역 싸움’으로 가나

  • 입력 2004년 4월 27일 18시 57분


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인 딕 체니 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은 26일 국가안보관과 병역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대신해 케리 의원에 대한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체니 부통령은 이날 미주리주 풀턴의 웨스트민스터대 연설에서 케리 의원의 국가안보에 관한 판단력을 문제삼았다.

체니 부통령은 “케리 의원은 국가안보에 관한 중요 사안들에 대한 판단력과 태도를 의심하게 하는 충분한 근거를 제공했다”면서 상원에서 국방예산 삭감 및 정보기간 축소를 지지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케리 의원이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제거를 주저했다면서 “만약 케리 의원이 대통령이었다면 후세인은 아직도 권좌에 남아 있었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체니 부통령의 연설은 케리 의원이 상원에서 국방예산 삭감을 주장한 내용들을 소재로 제작해 이번 주부터 내보내기 시작한 부시 대통령의 1000만달러 규모의 TV 광고와 함께 케리 의원을 국가안보에 취약한 후보로 몰아가기 위한 선거전략에 따른 것이다.

부시-체니 진영의 공격에 대해 케리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병력 문제를 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혀 지금까지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과는 달리 적극적인 공세를 취할 것임을 예고했다.

지원 공격에 나선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부시 대통령은 미국을 수호하겠다는 케리 의원의 약속을 공격하고 (대중을) 오도하는 광고전을 시작하기 위해 체니 부통령을 보냈다”고 비난했다. 매컬리프 의장은 “체니 부통령은 국방장관 시절에 이라크 주둔 미군들이 사용하고 있는 무기의 삭감을 주장했었다”면서 “케리 의원의 안보문제에 관한 신뢰를 비판하는 문제라면 그는 전혀 신뢰도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