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쇼크 증시급락 ‘나흘간 60P 하락… 바닥은 어디?’

  • 입력 2004년 4월 29일 18시 22분


중국 역풍(逆風)이 거세다. 중국 경제의 버블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증시가 동반하락한 데 이어 29일 국내 증시도 ‘차이나 쇼크’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매도공세로 나왔으나 이를 받아줄 만한 변변한 매수 세력이 없어 하락폭이 더욱 컸다.

메릴린치증권은 이날 “중국의 경기과열 방지책이 2005년 동아시아지역의 경제성장 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두 단계 하향조정했다.

▽전 세계 증시 동반 추락=‘중국 쇼크’는 우려한 것 이상이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경기과열을 식히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세계 교역량 위축→수출기업 수익 악화→경기 둔화’의 악순환을 걱정한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자체적인 금리인상 시기 임박과 함께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나스닥지수가 2% 이상 급락하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2,000 선이 무너졌다. 다우존스지수는 1.29% 하락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증시도 이날 모두 1% 이상 떨어졌다.

모건스탠리 라틴아메리카 지수는 4% 가까이 급락하면서 1월 29일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주로 브라질과 멕시코의 원자재 관련 기업들이 폭락세를 주도했다.

대만 홍콩 등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도 29일 동반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악재 많지만 ‘과민반응’=국내 증시는 26일 이후 나흘 연속 하락하면서 무려 60포인트, 6.6%가량 급락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심상치 않았다. 외국인들은 이날 사상 최대 규모인 7730억여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최근 3일 동안 1조900억여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박승원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철강 화학 등 중국 관련주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며 “글로벌 규모의 대형펀드가 이익실현을 위해 처분에 나선 것 같다”고 추정했다.

또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끝나고 난 다음 외국인에 맞설 만한 매수주체가 없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하지만 중국 경기둔화 우려는 이미 시장이 알고 있는 ‘악재’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경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선제적 조치는 이미 예상된 수순으로 시장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과열을 식히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호재”라며 “추가하락하면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연채 한누리증권 이사도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차익실현 과정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셀 코리아(Sell Korea)’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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