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야당 연금스캔들 ‘역풍’…前대표도 미납 드러나

  • 입력 2004년 4월 30일 19시 06분


일본 제1야당 민주당이 전현직 당대표의 국민연금 보험료 미납 사실이 연이어 드러나 궁지에 몰렸다.

30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그동안 집권당 각료들의 국민연금 미납을 매섭게 추궁해왔으나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는 물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대표까지 보험료를 미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하토야마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중의원 의원으로 첫 당선된 1986년부터 97년까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아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악의는 없었으며 가입하는 걸 깜빡했다”며 이해를 구했다.

국민연금 재정 건전화를 위한 보험료 인상을 주장해 온 현 행정부의 각료 7명에 이어 최대 야당의 전현직 대표까지 보험에 미가입한 사실에 국민은 어이없어 하고 있다.

간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일본 최대 노조인 렌고(連合) 주최로 도쿄에서 열린 노동절 행사에 참석해 연금 미가입 문제에 관해 사죄했으나 청중의 야유를 받았다. 앞서 민주당 참의원 의원 후보의 지원유세 일정도 취소한 그는 이날 밤 11일간의 구미 순방길에 나섰다.

민주당이 곤경에 빠지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이날 “여야 모두 과거 문제이며 개선책을 논의할 때”라며 여유를 부렸다.

연금 돌풍에 자리를 잃을 뻔했던 각료는 물론 여야 인사들은 이날부터 일주일간의 봄 연휴, ‘골든 위크’가 시작된 것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깊어진 정치 불신이 7월 실시될 참의원 의원 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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