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노출을 극도로 기피하는 이슬람 여성들에 대한 미군의 성적 학대 사실이 공개되면서 미국 사회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LA 타임스는 3일 안토니오 타구바 미군 소장이 이라크 포로에 대한 미군의 학대 행위를 조사한 뒤 3월 제출한 비밀보고서 전문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 사이에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벌어진 학대 행위 가운데는 미군이 이라크 여성 포로들의 옷을 벗긴 상태에서 비디오 및 사진 촬영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더구나 미군 헌병이 한 이라크 여성 포로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미군 조사당국은 포로학대 행위가 병사들이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상태에서 투입돼 나타난 ‘구조적인 문제(systemic problems)’라고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가 공개한 포로학대 행위에는 △발로 차고 때리는 행위 △포로들에게 각종 성행위 자세를 취하도록 하고 사진을 찍는 행위 △며칠씩 발가벗긴 채 두는 행위 △발가벗긴 남성 포로에게 여성의 속옷을 입히는 행위 등이다.
또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을 하면서 남성 포로에게 자위행위를 시켰으며 포로의 손가락이나 발가락, 심지어 성기에까지 전선을 부착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이라크에서 운영되는 미 육군 형무소 시스템에 대한 군 내부의 문제점 지적이 잇따르자 이라크 현지사령관인 리카도 산체스 중장이 타쿠바 소장에게 수사 지시를 내려 작성됐다. 타쿠바 소장은 학대 행위에 가담하거나 목격한 미군 등 48명을 인터뷰하고 피해자들의 진술과 증거사진을 수집해 보고서를 만들었다. 미 정부는 포로학대 사건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대되자 책임자 징계 및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등 진화작업에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CBS 뉴스 ‘60분’의 책임 프로듀서 제프 페이저는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이 방송예정일을 8일 앞두고 댄 래더 앵커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를 보류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3일 폭로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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