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5일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 후라 TV에 출연해 유감을 나타내고 관련자 처벌을 약속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파문 확산=미 의회는 국방부가 사건을 의회에 보고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감춘 사실과 늑장 대응을 문제 삼아 5일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팻 로버츠 상원 정보위원장은 4일 “정보요원이 포로 학대 행위를 지시 또는 고무했다는 혐의가 많다”면서 “위원회는 증인들을 신문해 미국인들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믿는 이번 사건에 정보요원들이 관련됐는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도 별도의 공개청문회를 곧 개최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청문회 증언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국방부가 사건을 처음 알았을 때 의회에 통보하지 않은 것은 엄청난 실수”라며 럼즈펠드 장관을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미국의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줬으며 국방부가 공개적으로 확실하게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이라크 상황은 단지 시작일 뿐일지 모른다”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가혹행위 의혹도 제기했다.
▽미 행정부 대응=부시 대통령은 5일 알 후라 TV, 알 아라비야 TV와 인터뷰를 갖고 이라크 포로 학대는 “부끄럽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일어났던 일이 결코 내가 아는 미국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라크인들이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전면적인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럼즈펠드 장관도 “이 사건은 용납할 수 없는 비(非) 미국적인 행위”라면서 “사법처리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도 아랍계 TV에 출연해 아랍인들의 분노를 달래느라 부심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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