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안보리-부시 팔입장 지지에도 요지부동

  • 입력 2004년 5월 7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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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상대방에 대한 폭탄 테러와 암살로 점철된 양국 역사는 피로 물들어 있다.

분쟁의 핵심은 영토 문제. 이스라엘은 1948년 팔레스타인 땅에 국가를 건설한 이래 자국 정착촌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미국의 암묵적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아랍 국가들은 강력하게 대응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에 최근 국제 사회가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줬다.

유엔총회는 6일 팔레스타인의 자결권과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140표, 반대 6표로 채택했다. 반대표는 이스라엘과 미국 및 4개 태평양 도서국에서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결의안은 “팔레스타인인들은 자결권과 그들의 영토에 대한 주권을 가질 권리가 있으며, 점령국인 이스라엘은 제네바협약 4조에 의거해 점령국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갖는다”고 명시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종래의 이스라엘 지지 일변도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중동 문제에 대한 정상회담을 갖고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전쟁에서 장악한 점령지에서 철수해 영토를 팔레스타인측에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만 해도 부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대규모 정착촌을 존속시킨다는 샤론 총리의 계획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물러설지는 의문이다.

이스라엘의 댄 길러만 주 유엔대사는 “이번 유엔총회의 결의안은 상호 협의 과정이 없었다”며 “국제 사회가 팔레스타인의 자살 테러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EU), 러시아 등 중동평화 4대 후원 당사국들은 4일 국경선과 난민문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직접 협상을 통해 최종적으로 해결하도록 합의했다”고 강조하며 유엔의 결의안을 따를 뜻이 없음을 밝혔다.

한국외국어대 중동연구소 홍미정 연구교수는 “팔레스타인 주권 확보를 위한 결의안은 매년 유엔에 상정되고 있는 데다 1999년에도 유엔이 제네바협약 4조까지 채택해 결의안을 발표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며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포함한 각 정착촌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는 이뤄지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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