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사고 원인이 차체의 치명적 결함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를 은폐하기 위해 차량검사 자료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최소한의 윤리조차 저버린 기업범죄’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경찰은 6일 우사미 다카시(宇佐美隆·63) 전 회장 등 미쓰비시 푸조의 임직원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허위보고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사고가 제조업체의 책임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정비 불량 탓이라고 우긴 악질성을 고려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2002년 1월 요코하마(橫濱)에서 주행 중이던 트럭의 바퀴가 떨어져 나가면서 사고 지점을 지나던 29세 여성이 숨지고 두 아들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쓰비시 푸조는 자체조사를 벌여 트럭의 바퀴축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사실을 공표할 경우 리콜에 따른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피해자 유족과의 보상 협상에서 불리해질 것이라고 판단해 조직적인 은폐에 나섰다.
미쓰비시측은 ‘마모가 심한 바퀴축만 교환하면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허위자료를 정부 당국에 제출했다. 한술 더 떠 “정비만 제대로 했다면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일어날 리 없다”며 운전자의 정비 소홀을 문제 삼았다.
일본 언론은 1992년부터 2002년까지 미쓰비시 트럭에서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33건이나 발생한 점을 들어 “차량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했을 때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사실상의 살인행위’라고 비판했다.
미쓰비시그룹의 수뇌부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임직원 정신교육에 더욱 힘쓰겠다”고 머리를 숙였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시간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4월 중 미쓰비시 자동차의 일본 내 판매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줄었고 딜러들의 이탈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경영악화에 이어 ‘차량결함 은폐’라는 악재까지 터지면서 미쓰비시차는 회사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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