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드림팀, 환상은 깨졌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외보안보팀은 그동안 미국 내에서 드림팀으로 불렸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 장관 그리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집약되는 '팀'은 노련함을 무기로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을 속전속결, '승리'로 이끌었다고 평가받았다. 전후 복구 작업 동안 순조로이 진행될 것이라고 장담하는 이들에게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신뢰의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환상은 깨졌다.

타임 최신호(17일자)는 '공개적인 실랑이만은 피하자'는 그동안의 불문율마저 이라크 포로 학대 스캔들이후 깨진 채 드림팀 당국자들은 상대측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려 하지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동안 국방부과 대립해온 국무부는 공개적인 비난에 나섰다. 남성전용 잡지 GQ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콜린 파월의 최측근인 래리 위컬슨은 럼즈펠드 장관의 "파괴적 오만함은 상상을 넘어 선다"면서 "파월 장관은 전 세계를 돌며 사과를 하고 피해 대책을 세우는 역할에 지쳐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질세라 국방부 인사들은 파월 장관이 신속히 중동으로 가 수습에 나섰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반격했다.

국방부에 대한 신임이 두터웠던 백악관마저 불편한 심기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한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백악관과 국방부가 화염에 휩싸였다(in flames)"고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비유했다.

물론 부시 대통령은 10일 국방부를 방문, 럼즈펠드 장관이 옆에 서 있는 가운데 생중계된 연설에서 "당신(럼즈펠드 장관)은 대테러전쟁에서 우리나라를 용기 있게 이끌고 있다"면서 그동안 증폭돼온 그의 사임론을 일단 일축 했다.

하지만 백악관과 국방부와의 벌어진 거리는 부시 대통령이 럼즈펠드 장관을 비공개적으로나마 질책한 지난 주 명백히 드러났다.

타임은 백악관이 이 사실을 대통령의 허락 아래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렸으며 곧 보도될 것이라는 것을 국방부에도 '사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방부 관리들에 대한 '일침'이었다는 것이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만일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면 국방부는 '백악관에 다 말했다. 백악관도 알고 있었다'고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