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국가에너지委 설치

대통령이 석유 등 에너지 정책을 직접 관장하는 국가에너지위원회가 설치된다. 또 에너지만을 담당하는 차관급 직책을 신설하고 해외 유전개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산업자원부는 에너지 정책의 원칙과 관리체계 등을 규정한 ‘에너지 기본법’(가칭)을 정부입법으로 발의해 9월 정기국회에 상정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입법안에 따르면 정부는 에너지 관련 정책을 국가 어젠다로 격상하고 부처간 이해관계를 통합 조정하기 위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에너지위원회를 설치한다.

위원회에는 재정경제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산자부 등 각 부처 장관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중앙행정기관장 및 민간 에너지 전문가 등 약 25명이 위원으로 참가한다.

위원회는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 정책으로 정하고 에너지 관련 주요 정책과 사업, 예산 운영 등을 심의하게 된다.

현재 위원회를 합의제 행정기구의 형태를 띤 의결기구로 할 것인지, 심의기구로 둘 것인지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산자부 당국자는 “지금까지는 에너지 정책을 산자부 내 자원정책실에 맡겨 왔지만 최근 유가 폭등 등 에너지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이를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하기 위한 방법으로 외국처럼 국가 원수가 직접 관장하는 에너지위원회를 설립키로 했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또 에너지 기본법과 에너지 위원회 발족을 계기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대폭 확대키로 하고 이를 위해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 예산을 늘리기로 했다.

예산 확보는 석유수입부담금을 발전(發電)용 자원에도 부과하고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부담금을 올려 연간 5000억∼6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산자부는 이와 별도로 에너지만을 담당하는 차관직을 신설키로 하고 정부 내 협의를 거쳐 행자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는 옛 동력자원부가 없어진 뒤 에너지 정책을 전담하는 장차관급 고위 공무원이 없어 정책추진 및 에너지 외교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이병기기자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