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자유토론 방식의 실무그룹회의가 ‘북한 핵 해법 찾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3차 6자회담 본회담(다음달 말 개최 예정) 이전에 이를 한 차례 더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북-미, “날 믿어라. 그러나 넌 못 믿겠다”=이날 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CVID’)으로 포기할 경우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제공받게 될 각종 혜택과 보상의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대북 안전보장 △각종 경제제재 해제 △대규모 경제 지원 △국제경제기구 가입 지원 △북-미 외교관계 수립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에 ‘핵을 포기하면 후회하지 않게 해줄 것’이란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한 셈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핵무기 개발 계획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문제 해결의 첫 조치도 ‘핵 동결에 대한 에너지 지원 등 상응한 보상’을 미국이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국과 중국의 중재 노력=중국은 이날 회의석뿐만 아니라 11일과 12일 환영만찬에서도 북한과 미국 대표단의 자리를 나란히 배치해 양국간 대화 유도에 주력했다. 또 그동안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여 온 북-미 양국을 염두에 두고 “회의가 논쟁이 아니라 대화가 될 수 있도록 상대를 자극하는 표현은 삼가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국은 11일 미국 일본과의 양자 접촉과 한미일 3자 협의를 통해 북한의 에너지 수요 상황을 적극 설명하고, 북한의 핵 동결과 연계한 대북 에너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은 ‘조건부 대북 에너지 지원’에 소극적이다.
이날 회의엔 한국 조태용(趙太庸)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북한 이근(李根)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 미국 조지프 디트라니 한반도담당 대사, 중국의 닝푸쿠이(寧賦魁) 외교부 한반도담당 대사, 일본 사이키 아키다카(齋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 러시아 발레리 수히닌 외무부 아주1국 부국장이 각국의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베이징=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북한 핵 문제 관련 북-미간 불신 내용 |
| 북한 | 미국 |
기본 입장 |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믿지 않음 | 북한의 제네바 합의(1994년) 파기로 한번 속았다. 두 번은 안 속는다 |
북한의 핵 개발 이유 |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맞서기 위한 생존 및 체제 유지용 | 단순한 대미 협상용 아닌 실질적 핵 무장 위한 것(핵 확산 가능성 우려) |
북 핵 해법 첫 단계 |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북핵 동결에 적절히 보상해야 |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확실한 검증을 수용하겠다고 밝혀야. |
북-미간 합의에 실패할 경우엔 | 핵 개발 가속화 등을 통한 한반도 및 동북아 위기 고조 가능성 | 북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상정 등 강도 높은 대북 압박 및 제재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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