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 “美, 이라크서 철수땐 亞, 매우 힘들어질것”

  • 입력 2004년 6월 4일 18시 50분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가 3일 “미국이 이라크에서 실패하면 아시아는 매우 힘들어진다”는 소신발언을 했다.

‘아시아 지역통합’이란 주제로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한 그는 “이라크는 베트남과 달라 꼬리를 내리고 철수하면 그들(이라크 저항세력)이 당신을 끝까지 쫓아갈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아시아 국가의 협조를 강조했다.

리 전 총리는 “동아시아는 1945년 이후 미국의 안보 우산 덕분에 평화와 안정을 누려왔다”고 전제하고 “이제 동아시아 국가는 이라크 재건을 주도하는 미국의 노력을 지지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군이 (이라크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겨 더 이상 동아시아의 안보 틀을 유지할 수 없으면 동아시아도 큰 타격을 입는다”고 덧붙였다.

리 전 총리는 또 “이라크에서 군대 철수가 이어져 미군이 제대로 작전을 수행할 수 없으면 유럽과 아시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중동의 불안정은 곧 석유 공급이 위험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군의 이라크 주둔 기간은 올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라크 안정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면 동아시아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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