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20전21기' 가우디오 메이저 첫 환호

  • 입력 2004년 6월 6일 18시 04분


가스톤 가우디오가 기예르모 코리아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2004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타이틀을 차지했다.  AP 연합
가스톤 가우디오가 기예르모 코리아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2004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타이틀을 차지했다. AP 연합
가스톤 가우디오(26·아르헨티나)와 아나스타샤 미스키나(23·러시아)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안았다.

7일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끝난 프랑스오픈테니스 남자단식 결승. 세계 랭킹 44위로 시드 배정을 받지 못한 무명의 가우디오는 같은 아르헨티나의 3번 시드 기예르모 코리아(22)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3-2(0-6, 3-6, 6-4, 6-1, 8-6)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가우디오는 1977년 기예르모 빌라스 이후 아르헨티나 선수로는 27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섰다. 우승상금 102만달러.

6세 때 처음 테니스 라켓을 잡은 가우디오는 96년 프로에 데뷔해 올 호주오픈까지 20차례 메이저대회에 출전했으나 11차례나 1회전에서 탈락하면서 무관에 그치다 21번째 도전 끝에 정상에 섰다.

1세트에 단 한 게임도 따지 못한 채 패했고 2세트마저 빼앗겨 패색이 짙었지만 끈질기게 추격전을 펼치며 포기하지 않았고 내리 3, 4, 5세트를 잡아내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전날 여자단식 결승에서 미스키나는 절친한 동갑내기 소꿉동무 엘레나 데멘티에바를 2-0(6-1, 6-2)으로 눌렀다. 러시아 여자선수로는 최초로 4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챔피언 등극하며 99만8천달러의 거금을 챙겼다.

장대들이 즐비한 코트에서 1m74의 평범한 키에 검은 머리로 시선을 끈 미스키나는 “정말 믿을 수 없다. 너무 기뻐 뭐라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꿈이 이뤄졌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미스키나는 경기가 잘 안 풀리면 라켓을 집어던지는 다혈질에다 2년 전 미국의 남성 잡지에 자신의 세미누드를 공개할 만큼 대범한 성격의 소유자.

그러나 그런 그도 전날 밤 결승에서 패하는 악몽을 꾸다 잠에서 깼고 경기 직전엔 불안한 마음에 눈물까지 쏟아 심리치료까지 받았다. 그래도 미스키나는 경기가 시작되면서 플레이에 집중하며 안정된 서브와 스트로크로 완승을 엮어 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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