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리스 러브' 10년간 병상지킨 낸시여사

  • 입력 2004년 6월 7일 00시 21분


2000년 2월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부 벨에어 자택에서 89번째 생일을 맞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 AP 연합
2000년 2월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부 벨에어 자택에서 89번째 생일을 맞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 AP 연합
2003년 2월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부에 위치한 벨에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와 함께 92회 생일을 맞았다. 방문객 없는 ‘조용한’ 생일이었다.

1994년 레이건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실을 공개한 이후 일절 외출을 삼갔다. 그 대신 그의 곁에는 10년을 한결같이 정성껏 간호해 온 부인 낸시 여사가 있었다.

2001년 1월 NBC방송 인기앵커 톰 브로커와 가진 인터뷰. 낸시 여사는 “내가 남편과 떨어져 있을 때는 그가 수술 받을 때가 유일하다”며 “의사들이 수술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지 않았다면 나도 수술실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남편에 대한 사랑을 보여줬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자신을 몰라보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도 컸을 터.

2000년 9월 남편이 보낸 편지, 쪽지, 전보 등을 묶어 내놓은 책 ‘사랑해요 로니’의 마지막 장에서 낸시 여사는 “우리는 남다른 삶을 살았다. 그러나 동전의 다른 한쪽 면은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 그 많은 추억들을 혼자서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슬프다”고 말해 독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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