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의 생애 '조연배우서 영웅으로'

1913년 일리노이주 탬피코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이 두살 때 찍은 가족사진. AP 연합

로널드 레이건은 1911년 2월 6일 일리노이주 탬피코에서 가난한 구두장수인 존 레이건의 두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와 지병에 시달린 어머니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항상 낙천적으로 살았다.

어머니는 어린 그에게 선에 대한 믿음과 신앙심을 길러주었고 음악회와 연극에 데리고 다니며 예술적 자질을 길러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레이건의 우상은 ‘히어로(영웅)’였다. 10대에 록 강변의 인명구조원으로 나서 77명을 익사에서 구조하기도 했고 학생회장과 대학 상원의장 등을 역임하며 뛰어난 지도력을 과시했다. 1932년 일리노이 유레카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레이건은 오하이오주의 한 라디오 방송사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1937년 봄 켈리포니아의 야구훈련장에 취재를 갔다가 워너브러더스사의 눈에 들어 배우로 변신했다. 1964년까지 무려 59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나 주로 B급 영화의 조연이었고 흥행작도 없었다. 그러나 큰 키에 시원스러운 미소, 절도있는 몸짓, 근육질의 몸매와 명료한 대사전달력 등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어 워너브러더스사는 그를 제2의 로버트 테일러로 만들어보려 했다.

1940년 여배우 제인 와이먼과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보았으나 아내는 정치에 뜻을 갖고 있는 그를 이해하지 못했고 1949년 이혼한다. 그는 1947년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던 영화배우노조 위원장에 선출됐고 노조협상과 영화 산업계에 대한 공산주의 침투방지에 뛰어난 정치력과 지도력을 보여주게 된다. 공산주의자 명단에 올라있는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도움을 청하러 온 여배우 낸시와 만나 재혼한 것도 이때다.

1954년 제너럴일렉트릭사의 대변인으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 그는 대통령 선거 때마다 민주당원이면서 공화당을 지원했고 1962년에는 공화당으로 옮겨 정치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1966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선출된 뒤 재선에까지 성공, 주의 경제번영을 이끌었다.

1968년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전 패배, 1976년 대통령선거 패배를 겪었지만 1980년 그는 드디어 제40대 미국대통령에 취임한다. 1942년 ‘왕의 노호’에 출연해 외쳤던 그 유명한 대사 “내 나머지는 어디 있느냐”의 답을 찾는 순간이기도 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