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카터 박사 “한국, 21세기 늦깎이 좌파시대”

  • 입력 2004년 6월 10일 18시 55분


영국 리즈대학의 한반도 전문가 아이단 포스터카터 박사가 9일 미국 워싱턴 한국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의 진보주의, 진정한 개혁인가 반동인가’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한국의 사회 정치 현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포스터카터 박사는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진보적 이념만 내세울 뿐 실제 행동은 너무 복고적이고 국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유럽 좌파 출신으로 남한보다는 북한을 먼저 연구하면서 1960년대 북한의 주체사상 연구에 심취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포스터카터 박사는 4·15총선 결과를 한국 사회의 좌향 이동으로 해석하면서 “한국은 1968년(프랑스 등 유럽의 좌파 부흥 시대)도 아닌 21세기에 ‘늦깎이 좌파’ 시대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브라질 인도와 비교할 때 (좌파가 말하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정말 중요한 문제냐”고 반문하고 “노무현 정부가 경제적 평등이나 외교적 자주를 표방하는 것은 장기적 차원에서 국가이익을 훼손하는 감성적 정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사회의 중국에 대한 관심을 “과거 사대주의만큼이나 부끄러운 사대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도 이런 현상을 “(일본에 이은) 차악(次惡)의 억압자에 대한 사랑”이라고 빗대기도 했다.

그는 또 역사 청산 문제와 관련해 “과거 친일한 사람, 독재정권에 협력한 사람은 모두 그르고, 그 반대편에 섰던 사람은 전적으로 옳다는 식의 2분법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한국 사회는 미래를 보면서 화해하고 포용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