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본 시코쿠(四國)지방 에히메(愛媛)현 마쓰야마(松山)시에서 농수산물유통공사 오사카농업무역관 등의 후원으로 개막된 한국물산전에는 많은 일본인들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용사마는 일본 NHK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인공 배용준의 이름자에 존칭어 사마(樣)를 붙여 만든 애칭.
‘TV 에히메’는 배용준의 대형 포스터를 시청자에게 보여주면서 마쓰야마 시내 최대 슈퍼마켓인 ‘후지그랑’ 본점에서 개막된 한국물산전을 상세히 소개했다. 지역 신문인 ‘에히메신문’도 다양한 한국식품을 맛 볼 기회라는 안내 기사를 실었다.
주최측의 기대대로 이날 하루 동안 수천명의 일본인이 이곳을 찾아 3대 인기식품인 김치, 라면, 김과 삼계탕, 복분자술 등 30품목, 80여종의 한국 식품을 사갔다. 6일간 1000만엔(약 1억원) 매출 목표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도쿄 등 대도시에 비하면 ‘시골’이나 다름없는 이곳까지 한국식품이 대거 진출하게 된 것은 일본 사회에 일고 있는 한국 붐과 무관하지 않다. 그 최대 공로자가 ‘용사마’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국어 위성방송 KNTV 오사카지점 이창진(李昌珍) 지점장은 “신규 가입자의 60%가 일본인인데 대부분 용사마에 빠져 한국어를 원어로 듣고 배워보겠다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이곳을 찾은 주부 마쓰우라 마유미(松浦眞由美)는 “그동안 ‘너무 맵다’며 한국 음식을 외면해온 이웃사람 가운데 요즘에는 ‘용사마’ 나라 음식에 대해 이국적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보통 사람들을 한국식품으로 이끈 힘이 식품의 질이나 가격이 아니라 TV 드라마 주인공의 매력이라는 사실에서 문화상품이 가진 위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한국물산전을 주최한 후지그랑의 아키야마 히로유키(秋山廣之) PR개발부장은 붐비는 전시장을 바라보며 “좋아하는 한국 배우의 긍정적 이미지가 한국 식품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져 생소한 삼계탕마저 선뜻 사게 만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강원 춘천 남이섬 등 겨울연가 촬영장소를 둘러보는 기획 여행상품, 주3편의 마쓰야마∼인천공항 직항 항공편 소개 코너, 양양 송이축제 안내 전단, 한국관광공사의 여행안내책자 등이 일본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관계자들은 예상외의 열기에 즐거워하면서 “용사마 돌풍을 계기로 한국식품 홍보와 판매 전략을 대도시에서 지방 중소도시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마쓰야마(일본)=조헌주특파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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