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카다피 “사우디왕 동생 암살하려 했다”

  • 입력 2004년 6월 10일 19시 03분


리비아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왕세제를 암살하려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암살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테러 포기를 선언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신뢰도는 크게 훼손될 전망이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사우디 당국은 각각 미국 알렉산드리아 교도소에 수감 중인 미국인 무슬림 지도자 압둘라흐만 알라무디와 사우디에 구금중인 리비아 정보장교 모함메드 이스마엘을 조사한 끝에 카디피 원수가 압둘라 사우디 왕세제를 살해하는 계획을 승인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알라무디는 지난해 6월과 8월 카다피 원수를 만나 압둘라 왕세제 암살계획을 논의했으며, 6월 접촉 때는 카다피 원수가 “암살이나 쿠데타로 (압둘라) 왕세제가 제거됐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알라무디와 이스마엘은 압둘라 왕세제 암살계획을 도울 사우디 반체제 인사들과 접촉하기 위해 런던을 여행하면서 최소한 200만달러 이상을 뿌렸다는 진술도 나왔다.

신문은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테러 계획에 카다피 원수가 어느 정도 깊숙이 개입했는지를 더 조사해야 안다면서도 미 국무부가 리비아를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빼지 않은 것은 이 사건과 무관치 않다고 보도했다. 한편 카다피 원수의 아들인 세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는 실종상태인 이스마엘 대령이 사우디 당국에 구금중인 사실을 인정했으나 이번에 보도된 암살계획은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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