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섹스일기' 파문

  • 입력 2004년 6월 12일 00시 47분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워싱턴 정가가 전직 의원실 보좌관의 ‘매춘 스캔들’로 시끄럽다.

미국 대중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10일 인터넷판에서 오하이오주 마이크 드와인 상원의원(공화당)의 전 보좌관인 제시카 커틀러(26)의 ‘섹스 일기’를 자세히 보도했다. 커틀러씨는 ‘워싱턴 아가씨’라는 이름으로 개설한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고위직 유부남 등 모두 6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했다. 그는 상대한 남성의 영문 이니셜과 함께 받은 돈의 액수, 간략한 설명 등을 함께 기록했다.

5월 18일자 일기에서 그는 “부시 행정부가 임명한 고위 인사인 F라는 유부남과 오랜 시간 점심을 함께 먹은 뒤 400달러를 받고 관계했다”고 썼으며 5월 14일자에서 “고맙게도 내 생활비 대부분은 너그러운 늙은 신사들로부터 나온다”고 적었다.

그는 코네티컷주 민주당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실 인턴으로 일할 때도 나이가 든 이혼한 남자와 돈을 받고 정사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인콰이어러는 “커틀러씨는 매달 4, 5차례 ‘400달러짜리’ 점심을 함께 해 주고 세금이 없는 빳빳한 현찰로 2000달러씩을 벌어들였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커틀러씨가 관계를 맺은 이들의 실명을 밝힐지가 관심거리”라며 “워싱턴 정가는 바늘방석에 앉아있다”고 덧붙였다.

커틀러씨는 섹스 일기가 드러나면서 해고됐다.

그는 “내가 한 일(매춘)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으며 그 일을 일기로 쓴 것을 후회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에게 e메일을 쓰는 데 허비하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블로그에 올렸으며 다른 사람이 읽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돈을 벌기 위해 그런 일을 하는 젊은 여성이 많이 있다”며 “연봉 2만5000달러(약 3000만원)로 워싱턴에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콰이어러는 “커틀러씨의 경우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워싱턴은 고위급 정치인들 사이에서 비밀 매춘이 성행하는 온상”이라고 보도했다. 또 “워싱턴에는 매춘을 알선하는 ‘마담’이 있으며 이들은 미모의 인턴들과 여성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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