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중계계획 바꾼 '겨울연가' 위력

  • 입력 2004년 6월 17일 14시 18분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일본 제목 '겨울소나타')가 시청자들의 '압력'을 무기로 NHK의 올림픽 중계 계획까지 바꾸는 위력을 발휘했다.

NHK는 아테네 올림픽(8월 13∼29일) 개최에 맞춰 약 한달간 '겨울소나타'를 내보내지 않기로 한 당초 계획을 바꿔 계속 방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도쿄신문이 17일 전했다. 드라마의 클라이막스와 방영중단 시기가 겹칠 경우 시청자 반발이 거셀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NHK는 총 20회분 중 18회를 8월 7일에 내보낸 뒤 올림픽 기간에는 드라마를 결방하고 경기 중계에 전념한다는 방송 일정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아테네와의 시차 탓에 예선 하이라이트나 결승 생중계 등이 '겨울소나타'가 방영되는 심야 시간대와 겹치는 것을 감안한 고육책. 19회와 마지막회는 올림픽 열기가 가라앉은 뒤 9월에 방송한다는 계획이었다.

한 간부는 계획을 바꾸려는 이유에 대해 "올림픽 중계도 중요하지만 끓어오르고 있는 '겨울소나타' 붐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NHK가 지난달 22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북한 방문과 관련한 특집방송 편성으로 '겨울소나타'를 결방했을 때는 무려 3075건의 항의전화가 방송사로 쇄도하기도 했다.

올 4월부터 NHK 지상파 채널에서 토요일 밤 11시대에 방영되는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주말 심야시간대로는 기록적인 12∼13%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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