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모의 때 한국도 공격 대상이었다

  • 입력 2004년 6월 17일 16시 44분


알 카에다가 2001년 9·11 테러 공격을 준비하면서 한국에 있는 미국 시설을 공격하는 방안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9·11 테러조사위원회는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9·11 테러 공격을 주도한 할리드 셰이흐 모하메드는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과 동시에 동남아에서 태평양을 횡단하는 미국행 민항기를 납치해 공중 폭파시키거나 일본, 싱가포르 또는 한국 내 미국 시설물에 비행기를 충돌시키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모하메드는 미국 비자를 거부당한 테러 조직원들을 활용하고 테러 공격의 심리적 충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1999년 중반에 태평양 양쪽인 미국과 아시아에서 동시에 항공기를 폭파하거나 목표물에 충돌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했다.

실제로 당시 모의에 가담한 조직원 칼라드는 사전 조사를 위해 2000년 1월 방콕과 홍콩을 운항하는 여객기를 타보기도 했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그러나 이 계획은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지구 정반대편에서 동시에 비행기를 납치해 폭파하는 작전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취소시켜 실현되지는 않았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위원회는 또 당초 테러 구상에는 10대의 민항기를 납치해 미 대륙의 동부와 서부 해안도시를 동시에 공격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고 보고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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