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미스 인터콘티넨털 베이징 대회’에 출전했다가 성형 사실이 드러나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여성이 조직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양위안(楊媛·19)은 어려서부터 늘씬한 몸매가 돋보였다. 고교를 졸업한 뒤에는 모델로 활동했다. 하지만 얼굴에 자신이 없었다. 서너 차례 미인대회에 출전했으나 그때마다 미역국을 먹었다.
올해 2월 양양은 4시간이 걸리는 성형수술을 받았다. 눈, 코, 입, 턱을 손질해 원하던 미모를 갖게 됐다. 2월을 택한 것은 5월에 열리는 인터콘티넨털 대회를 겨냥한 것. 양양은 성형수술 덕분에 예선을 통과해 30명이 겨루는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조직위가 성형 사실을 알게 되는 바람에 자격을 박탈당했다. 양양을 수술한 병원이 그의 얼굴을 광고에 사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양양은 성형 사실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언론에 자신의 사연을 공개했다. 조직위가 다시 대회에 참가하라고 제안했지만 그동안 받은 수모를 참을 수 없었다.
그는 대회 규정이 성형수술을 금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고 명예도 실추됐다며 소송을 걸었다. 뉴욕 타임스는 “양양은 언론과 투표의 자유에 이어 새로운 항목의 개인적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양은 “내 권리를 되찾고 싶다. 언젠가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 생기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양양의 바람이 전해진 덕분일까. 최근 한 기업인이 8월 성형미인들만 참가할 수 있는 미인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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