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토안보부가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테러 유형을 한발 앞서 예측하기 위해 대중 음악가, 공포물 작가 등을 동원한 별난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적혈구’라고 불리는 이 팀이 허를 찌르는 발상과 상상력으로 테러범보다 선수를 쳐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적혈구팀에 소속된 사람들은 시나리오 작가, 역사학자, 철학자,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워싱턴 일원에 있는 임대 사무실에서 20여명이 몇 개 파트로 나뉘어 하루 종일 회의를 연다.
“테러범들이 2001년 9·11 이후엔 왜 미국을 공격하지 않을까”라는 문제도 논의했다.
“내가 테러범이라면 G8 정상회의를 어떤 방식으로 공격할까” 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발상도 나온다.
이렇게 모인 ‘가능성 보따리’들은 테러 위협 정보를 다루는 정보전문가에게 넘겨진다.
사방팔방에서 수집된 첩보와 섞여 비교, 분석과정이 끝난 정보들은 국토안보부 내 테러 분석가와 경찰 및 민간 보안전문가들에게 전달된다.
최근 화학공장 테러 가능성에 대해 미 언론이 보도한 것도 적혈구팀이 예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혈구팀 일원인 스릴러물 작가 브래드 멜처는 “워싱턴의 비밀 기관을 소재로 한 소설을 몇 권 쓴 것이 적혈구팀에 들어가게 된 이유”라며 “정부의 테러 방지대책에 도움이 된다면 베스트셀러를 쓰는 것보다 좋은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별동조직은 미 중앙정보국과 국방부 등 안보를 담당하고 있는 다른 기관들도 오래전부터 가동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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