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17호각에서 6자회담 제2차 실무그룹회의 첫째날 회의를 마친 각국 대표단의 표정이 밝지 않다.
23일부터 열리는 제3차 6자회담 본회담에선 ‘실질적 진전’을 이뤄야한다는 데는 참가국들이 목표를 같이 하고 있지만 북-미간 근본적 입장 차이가 여전해 좀처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슬슬 고개 드는 ‘비관론’=한국측 회담 관계자는 “첫날 전체회의에선 각국이 핵폐기 및 ‘핵동결 대 상응조치’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밝혔고 그에 대한 토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도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를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히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라는 미국측 주장과 “핵동결에 대한 구체적 보상 내용을 먼저 밝히라”는 북한측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회담장 주변에선 ‘북한이나 미국이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지 않는 한 이번 회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이루긴 어렵다’는 비관론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지난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3차 6자회담에 별로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중국의 동분서주=‘어떻게든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자’는 한중 양국의 ‘의지 공조’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양국은 20일 2차 실무그룹회의(21, 22일)에 앞서 양자 접촉을 한 데 이어, 22일엔 3차 본회담(23∼26일)에 앞서 다시 만나 쟁점 현안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한중 양국은 특히 북-미간 의견 대립이 가장 첨예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문제’에 대한 타협안 마련에 관해 집중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HEU 문제가 ‘좀처럼 건너기 어려운 다리’라면 다른 길로 돌아가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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