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600만달러를 들여 만든 이 영화는 개봉 첫날 82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릴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미 언론들은 이번 주말까지 2400만달러의 흥행 수입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영화는 부시 대통령 가문과 9·11 테러를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오사마 빈 라덴 가문의 관계, 그리고 이라크 침공 결정 과정 등을 대부분 공개된 TV 화면과 자료들을 이용해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제작했다.
무어 감독이 “부시 대통령의 낙선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로 정치적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개봉 전부터 부시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자, 공화당과 민주당 진영 사이에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져왔다. 관심의 초점은 이 영화가 11월 미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
백악관은 일단 “완전한 거짓”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내 아들에 대한 악의적인 인신공격”이라고 반감을 나타냈으며 공화당 인사들은 부시 대통령을 근거 없이 바보로 만든 만화식 허구라고 비판했다.
한 공화당 지지 단체는 부시 대통령을 등장시킨 이 영화의 광고가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이 영화가 대선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10여명의 민주당 상원의원과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영화관에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특히 많이 몰려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치 분석가들은 대체로 이 영화가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부동층 유권자들에게 반(反)부시 감정을 자극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에게 한 표를 던지는 데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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