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외국인 납치-참수 협박 잇따라

  • 입력 2004년 6월 28일 15시 05분


주권 이양일(30일)을 앞두고 이라크에서 외국인 납치와 참수 위협이 잇따르고 있다. 또 쿠르드지역인 이라크 북부까지 수니파 저항단체가 원정 테러를 떠나 추가 파병될 한국군의 안전 문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27일 '이슬람교의 보복운동'을 자칭하는 저항단체가 인질로 붙잡은 미 해병 1명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방송했다. 저항단체는 "이라크에서 수감 중인 이라크인을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을 참수하겠다"고 위협했지만 구체적인 참수 시한은 못 박지 않았다.

같은 날 알 아라비야 위성방송도 이라크 저항단체에 붙잡힌 파키스탄 인질인 유스프 암지드(미국의 군납업체 KBR의 직원)를 보여주며 "미군이 3일 안에 이라크 내 포로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을 참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도했다.

이에 앞서 26일에는 터키인 3명이 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한 테러조직인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에 납치된 바 있어 최근 이라크에서는 이틀 연속 외국인 납치 및 살해위협 사건이 일어났다.

27일 바그다드 북동쪽의 한 검문소에서 대전차 로켓으로 무장한 저항세력의 공격이 발생해 이라크 방위군 6명이 숨졌다. 같은 날 남부 시아파 도시 쿠트에는 폭발물이 발견됐다.

한국군 추가파병 예정지 아르빌에서 26일 일어난 차량폭발 테러는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가 일으킨 것으로 밝혀져 이라크 전역으로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는 28일 "과도정부가 주권을 이양 받은 후 2, 3달이 민심을 얻는 데 중요하다"며 "이야드 알라위 총리는 국민에게 테러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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