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풀려난 伊인질 3명 “몸값으로 46억원 썼다”

  • 입력 2004년 6월 28일 18시 59분


4월 12일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이탈리아 인질 4명 가운데 3명이 6월 8일 풀려난 것은 400만달러(약 45억9800만원)라는 거액의 몸값을 치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인질 가운데 1명인 파브리조 쿠아트로치는 이에 앞서 피랍 이틀째인 14일 살해됐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27일 쿠아트로치씨 살해 과정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는 무장세력 조직원인 아부 유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납치사건 배후에 몸값 흥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유수프씨는 이탈리아 정보기관과 다국적군이 공동작전을 통해 인질 3명을 구출했다는 지금까지의 설명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정부는 인질 석방에 어떤 몸값도 지불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일축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유수프씨는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인 4명이 팔루자 인근에서 납치된 뒤 이탈리아어를 잘하는 내가 신문 과정에 참여했고 쿠아트로치씨 처형 장면도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인들의 몸값으로 받은 돈 가운데 20만달러를 자신의 몫으로 챙겼다고 덧붙였다.

이라크에서 인질 석방의 대가로 몸값이 지불됐다는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4월 7일 납치됐다가 풀려난 일본인 3명도 거액의 몸값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일본 정부는 강력히 부인했고 일본 언론들도 침묵을 지켰다.

외국인 살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테러집단을 제외하면 상당수 납치사건은 몸값을 노린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일본인 3명을 납치했던 무장단체 ‘사라야 무자헤딘 여단’은 인질 석방 조건으로 일본 자위대의 3일 내 철군을 요구했었다. 이는 이탈리아인을 납치했던 ‘녹색여단’이 명목상의 조건으로 이탈리아군의 철수를 내세운 것과 똑같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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