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27일 ‘이슬람교의 보복운동’을 자칭하는 테러조직이 인질로 잡은 미 해병 1명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이 조직은 구체적인 살해 시한을 밝히지 않은 채 “이라크에 수감 중인 모든 이라크인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미군 당국의 확인 결과 인질은 21일 실종된 하순 와세프 알리 상병으로 밝혀졌다.
같은 날 알 아라비야 위성방송은 인질로 붙잡혀 있는 파키스탄인 1명의 모습을 보도했다. 이 파키스탄인은 이라크 주둔 미군에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인 켈로그 브라운 앤드 루트(KBR)의 직원인 유스프 암자드로 확인됐다.
앞서 26일에는 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한 테러조직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가 터키인 3명을 붙잡아 “72시간 내로 터키 민간인들이 이라크를 떠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터키 정부는 27일 “테러단체의 요구에 굴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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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무엇을 노리나=6월 들어 이라크 저항단체에 납치되거나 살해당한 외국인은 11명. 4, 5월 인질로 붙잡힌 외국인 68명에 비해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인질을 참수하는 장면을 공개하는 등 잔혹성은 더해가고 있다.
특히 미군과 거래하는 납품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원들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파병국인 이탈리아와 한국의 피랍자는 잔인하게 살해돼 테러조직의 의도가 연합국의 내부 분열 조장임을 드러냈다.
공개적인 인질살해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4월 이후 아직도 실종 상태인 외국인은 미국인 4명, 이탈리아인 2명 등 모두 18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인질로 잡혀있다면 테러조직은 언제라도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인질을 살해할 가능성이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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