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아 크리스털’ 전시…그 찬란한 빛

  • 입력 2004년 6월 29일 18시 25분


수정(크리스털)에 비견되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크리스털’. 빛을 반사하며 내는 휘황찬란한 색깔에다 부딪힐 때 나는 맑은 소리가 특징인 크리스털은 릴케, 카프카의 고향인 체코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체코 보헤미아 지방에서 만들어 낸 보헤미아 크리스털은 보석에 버금가는 화려함으로 수백년간 유럽 왕실과 귀족들의 애호품으로 사랑받아 왔다.

14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최상의 보헤미아 크리스털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프라하의 빛-보헤미아 명품 크리스털 대전’이 9월 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 120년 전통의 체코 국립 프라하 예술박물관이 소장한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작품들과 스타니슬라브 리벤스키가 만든 현대 작품 등 총 180여점이 전시된다. 바로크에서 로코코, 아르누보, 아르데코에 이르기까지 유럽 예술사조들이 깊이 배어 있다.

이번 전시에는 체코의 수호성인인 성 웬세스라스 왕관과 3개의 문장(紋章)이 담긴 ‘로메르잔’(1890년대), 괴테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검은 유리작품(1827∼1830), 현대 체코 건축의 선구자 얀 코테라가 디자인한 크리스털 그릇 세트(1903∼1910), 프라하 성의 수석 디자이너 보렉 시펙의 꽃병 ‘바코브스키’(1991), ‘유리조각’이란 장르를 개척해 현대 유리공예의 거장이라 불리는 리벤스키의 ‘피라미드의 초록 눈’(1993∼2003), 유리공예의 신세대 주자 스타니슬라브 뮐러의 ‘로봇’ (2003) 등 찬란한 빛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크리스털에선 맑고 투명한 기운이 나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속설도 있다.

한국과 체코 수교 14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입장료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5000원, 만4세 이상 미취학 아동 3000원. 02-582-7795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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