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단체 "中공안, 탈북자에 무차별 총격"

  • 입력 2004년 6월 29일 2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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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국 국경을 넘어 몽골로 밀입국하려다 숨진 정철훈군(18)은 중국 공안의 단순한 오발이 아닌 무차별 총격의 희생자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대표 천기원 전도사)는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건에 대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정군의 아버지 기성씨(45)는 “몽골 방향으로 뛰는데 군인들이 뒤에서 총을 쏘기 시작했다”면서 “철훈이가 앞에서 쓰러졌는데 허리와 머리가 온통 피투성이였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군인들이) 총알을 200∼300발 쐈고, 붙잡힌 뒤에도 총칼로 계속 내리찍었다”고 말했다.

정씨와 함께 체포된 탈북자 이모씨(44·여)는 “군인들이 중국말로 11탄창(약 330발)을 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탈북자 23명의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중국 공안은 탈북자들을 겨냥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또 2개월간 4차례나 외교통상부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으나 외교부가 이를 묵살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외교부는 “탈북 주민들이 체포되는 과정에서 무기를 탈취하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 20대 탈북자 한 명이 총격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는 내용을 중국 당국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로선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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