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멋]메이크업 아티스트 랜디 머셔의 화장연출 비법

  • 입력 2004년 6월 30일 16시 15분


(왼쪽부터)커스틴 던스트, 브래드 피트, 줄리아 로버츠, 라이언 필립
(왼쪽부터)커스틴 던스트, 브래드 피트, 줄리아 로버츠, 라이언 필립


《26일 오후 서울 강남 리츠칼튼호텔의 3층 룸에서 랜디 머셔를 만났다. 그는 영화 뮤지컬 무용 TV 광고 잡지 등을 넘나들며 연예인의 ‘비주얼’을 책임지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래드 피트, 줄리아 로버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앤서니 홉킨스 등 유명 연예인의 메이크업을 담당할 정도로 미국 내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분장계의 거물이다. 6월 24일부터 8월 1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캬바레’ 출연진의 분장을 지도하기 위해 1주일간 방한한 길. 캬바레는 신시뮤지컬컴퍼니가 미국계 화장품 회사 맥(MAC)코리아의 후원으로 공연 중이다. 머셔는 이날 한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분장 마스터 클래스’를 열고 있었다.

그에게 할리우드 스타들의 화장법과 일반 화장 연출의 비법 등을 들어봤다.》

―미국 연예인들도 사람마다 화장 스타일이 다를 듯하다. 어떻게 나뉘나?

“줄리아 로버츠는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을 한다. 때로 메이크업 베이스만 바르고 다른 것은 전혀 하지 않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색조 화장을 할 때 약간 생기를 주는 마무리는 눈두덩이에 자연스럽고 밝은 색상의 아이섀도를 바르는 것이다. 멜라니 그리피스나 셰어는 잔주름을 없애는 데 주력한다. 그들 외에도 많은 여배우들이 젊어 보이려고 노력하지만. 중년 배우들은 촬영하기 앞서 주름을 순간적으로 없애주는 밴드나 테이프, 촬영용 크림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날 머셔는 한 참가자에게 주름을 없애는 촬영용 로션을 눈가에 얇게 펴 바르고 부채질을 해줬다. “굉장히 당기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하는 이 참가자의 얼굴은 로션을 바른 눈과 안 바른 눈이 10분 뒤 확연히 차이가 났다.(이 로션은 머셔의 스승인 마크 트레이너가 개발한 제품으로 한국에는 없다.)

“기본적으로 주름은 메이크업과 안 친하다. 주름을 감추려면 화장을 되도록 적게 해야 한다”고 머셔는 덧붙였다.

“브래드 피트나 라이언 필립 같은 남자 배우들은 메이크업을 안한 듯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게 키포인트다. 컨실러로 결점만 살짝 가려준다.”

머셔는 “화장이란 결점을 수정하고 가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자연스런 화장을 하려면 전체적으로는 안 한 듯하지만 피부 결점을 가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과 화장도구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랜디 머셔가 8월 1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캬바레’의 한 출연 배우에게 메이크업 하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맥코리아

―할리우드에서 가장 작업하기 편한 배우가 있다면….

“앤서니 홉킨스. 그는 완벽한 프로이자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다. 모든 스태프에게 너무 친절하고 예의바른 사람이다.”

―할리우드 메이크업의 트렌드는…?

“바로 뉴욕의 트렌드다. 미국의 트렌드는 언제나 뉴욕에서 시작돼 할리우드로 연결된다. 올여름 메이크업은 바로 컬러다. 화사하고 다채로운 컬러의 향연이다. 피부 톤은 얇게 표현하고 눈, 뺨, 입술 등 컬러에 중점을 두면 좋을 듯하다.”

“늘 그렇듯이 메이크업 트렌드는 패션 트렌드에서 나온다. 올 여름에는 화사하고 화려한 꽃무늬가 유행이다. 화려한 컬러는 바로 여기서 나왔다.”

―당신 자신만의 메이크업 비법이 있다면….

“여러 제품을 다양하게 섞는다. ‘맥 매트’와 ‘훼스트리스펀스아이크림’을 섞어 메이크업베이스로 사용한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섞으면 정말 완벽한 베이스가 된다. 투웨이 케이크를 바를 때는 스펀지가 아니라 대형 브러시를 이용한다. 스펀지로 두드리고 펴 바르는 것보다 오히려 더 완벽하게 피부에 밀착된다. 작은 붓은 하이라이트나 컨실러를 쓸 때만 사용한다.”

―일반인들은 어떤 점에 유의해서 화장을 해야 하나.

“소량의 제품으로 큰 효과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간혹 얼굴에 너무 많은 메이크업 제품을 발라서 뭉치거나 너무 진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적은 양으로 많은 부분을 커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사교 모임 등에 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날은 특별한 화장이 필요한데….

“그럴 땐 평소에 사용하지 않았던 제품을 사용하면 좋다. 반짝거리는 글리터를 얼굴에 소량 뿌려준다든가 검은색 아이라이너 대신 푸른색, 보라색 아이라이너를 사용해 마무리하면 된다. 스타 못지않을 것이다. 작은 포인트를 주는 것만으로도 평소와 다른 모습이 연출되니까.”

“얼굴이나 몸에 조그만 타투(문신)를 하는 것도 재미있다. 타투를 완벽하게 하려면 작업하기에 앞서 70% 알코올로 해당 부위를 문질러 닦아줘야 한다. 타투를 얹은 뒤 2분간 살짝 눌러주면 완벽하게 붙는다. 그 위에 투명 파우더를 두드리면 오래된 타투 같은 느낌이 난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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