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분배 서두르면 경제호황 오래 못간다”

  • 입력 2004년 6월 30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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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러시아 경제는 ‘오일달러’ 때문에 잘 나가고 있지만 시장개혁 속도를 늦추고 섣불리 사회복지부터 늘리다가는 이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9일 “러시아가 경제개혁을 추진해야 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러시아 경제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IMF는 지난달 15∼25일 최근 고속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러시아의 경제 상황을 조사한 후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IMF는 “러시아 경제는 올해 7% 내년에는 6% 성장이 예상되지만 이는 고유가 등 외부 요인 때문”이라며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인 러시아는 석유 의존도가 너무 높고 다른 성장엔진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 정부가 사회보장세 인하로 국민연금 기금이 부실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17억3000만달러(약 1조9895억원) 규모의 ‘안정화 자금’을 사용하려는 것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곳에 재정을 소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 정부는 ‘오일달러’로 정부 재정에 여유가 생기자 공공부문 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각종 사회복지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빈곤층과 연금생활자에게 간접적인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직접 재정 지원을 하려는 것이 대표적인 정책.

IMF는 “이런 정책으로는 푸틴 대통령이 밝힌 ‘10년 내 국내총생산(GDP) 2배 증가’ 공약을 실현할 수 없다”며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광범위하고 일관된 개혁을 주문했다.

또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해서도 루블화 환율과 물가를 동시에 잡으려는 무리한 정책을 포기하고 금융 부문 개혁을 가속화하라고 충고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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