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하듯 과학공부 효과 만점…서울 초등교사 獨학교 견학

  • 입력 2004년 7월 7일 19시 49분


독일 프랑크푸르트 디스터벡 슐레 초등 3학년생들이 종이에 뼈 그림을 오려 붙이며 인체에 대해 배우고 있다.-손효림기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디스터벡 슐레 초등 3학년생들이 종이에 뼈 그림을 오려 붙이며 인체에 대해 배우고 있다.-손효림기자
“사람의 몸에는 모두 몇 개의 뼈가 있나요?” “206개요.”

지난달 2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디스터벡 슐레 초등 3학년생 교실에서는 사람의 몸을 주제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교사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큰 목소리로 답했다. 이미 수학 시간에 사람의 뼈를 소재로 계산법을 공부한 까닭에 자신감 있게 답할 수 있었던 것.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선진 과학교육 연수에 참가한 초등학교 교사들이 이날 수업을 참관했다.

교실 앞에는 인체골격 모형이 준비돼 있었다. 구트룬 오만 교사가 모형의 뼈를 하나씩 가리키며 명칭을 묻자 학생들은 “척추” “갈비뼈”라고 힘차게 외쳤다. 이어 각 뼈의 기능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척추는 몸 전체를 지탱하고 허리를 움직이는 데도 필요하답니다.”

한 학생이 앞으로 나와 오만 교사와 함께 실제 허리를 굽혀보기도 하고 팔을 올려보는 등의 동작을 했다. 책상에 앉아있는 다른 학생들도 직접 몸을 움직이기도 했다.

설명이 끝난 뒤 학생들이 한 명씩 나와 뼈 이름이 적힌 카드를 모형물에 직접 붙여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뼈의 위치와 명칭을 비롯해 정확한 철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일련의 과정이 끝나자 학생들에게 각각 8절지 크기 종이 두 장이 주어졌다. 한 장에는 사람 몸의 윤곽이 선으로 그려져 있었고 다른 한 장에는 뼈가 그려져 있었다.

“뼈 그림을 오려서 다른 한 종이에 붙여보세요. 명칭을 써 넣고 색연필로 색칠도 해 보세요.”

학생들은 풀과 가위, 색연필 등을 꺼내 뼈를 오려 붙인 뒤에는 빨간색 초록색 등의 색연필로 칠하기 시작했다. 미술 수업 시간처럼 학생들은 ‘작품’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오만 교사는 “일주일에 4시간씩 과학 수업을 하며 한 주제에 대해서 2주일간, 모두 8시간씩 공부한다”면서 “교육 내용은 체험 위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근 숲에서 관찰 활동을 하거나 박물관 등을 방문해 학생들이 보고 만지며 느끼게 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미리 교과서를 보면 응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숙제가 있는 날에만 교과서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수업을 지켜본 서울 내발산초등학교 최만술(崔萬術) 교장은 “주제별 수업이 활동 중심으로 진행돼 학생들이 놀이하듯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교사가 교재 연구나 수업 진행 방식에 자율성을 갖고 열성적으로 지도하는 점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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