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즈에 당일아침 통보… 007작전 방불

  • 입력 2004년 7월 8일 00시 11분


미국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 결정은 최종 발표 직전까지 극비에 부쳐졌다.

존 케리 대통령 후보는 3월 초 부통령 후보 선정 위원회를 꾸리고 4개월간 25명 정도의 후보를 면밀히 검토해 왔다. 3, 4명으로 압축한 후에도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리 후보는 이달 1일 휴가 중이던 존 에드워즈 의원을 극비리에 워싱턴으로 불렀다. 이날 마음속으로는 결정했지만 에드워즈 의원에게 구체적인 언질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장소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집으로 해 보안에 신경을 썼다. 그 주말 케리 후보는 부인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 여사에게 가장 먼저 러닝메이트의 신원을 귀띔했다.

그러나 케리 후보는 5일에도 기자들에게 “아직 결심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부통령 후보가 누군지를 일절 내비치지 않았다. 민주당 핵심 간부들에게도 이날 밤에야 결정을 통보했다.

5일 오후 6시경 케리 후보는 선거운동 전용 비행기 외부 디자인을 맡고 있는 사람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에드워즈 의원이 부통령 후보라고 알렸다. 이날 밤 사이 비행기 외부에는 ‘케리-에드워즈, 더욱 강한 미국’이라는 글씨가 칠해졌다. 에드워즈 의원은 6일 오전 7시반 경 케리 의원에게서 전화로 후보 지명을 연락받았다. 철저한 보안 때문에 오보 사태도 빚어졌다. 미국의 타블로이드판 신문 뉴욕 포스트는 6일자 1면에 ‘케리의 선택-게파트를 부통령 후보로 선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발표 전날 신문에 톰 빌색 아이오와 주지사를 유력한 후보라며 대서특필했다. 빌색 주지사가 부통령으로 정해졌다는 기사는 아니었지만 뜬금없었다는 평가다.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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