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밖에 테러단체에 납치됐다 풀려난 파키스탄 인질은 “지난달 말 억류되어 있을 때 인질 3명이 참수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하는 등 이라크 인질 납치 살해가 극에 달하고 있다.
▽오락가락 필리핀 정부의 인질대책=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테러단체의 요구대로 이라크 주둔 병력 51명을 주둔기간이 끝나는 8월 20일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10일 발표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어 “납치범들과 협상이 원만히 진행돼 필리핀 인질이 석방됐다”고 성급히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테러단체 ‘제임스 이슬람 필 이라크(이라크 이슬람 군대)’는 이날 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를 통해 “인질 안젤로 드 라 크루즈(46)는 아직 석방되지 않았다”며 “이라크 주둔 필리핀군을 11일 오후 11시(현지시간)까지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을 참수하겠다”고 재차 협박했다.
이에 대해 델리아 앨버트 필리핀 외무장관은 11일 “당초 예정대로 8월 20일 필리핀군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며 납치범들의 요구를 일축했고, 납치범들은 인질범 살해 시점을 이달 20일로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흉악해지는 납치살해 테러=지난달 말 테러단체에 붙잡혔다 이달 2일 석방된 파키스탄인 근로자 암자드 하페즈(26)는 BBC방송에서 “구금됐을 때 이라크인 1명을 포함해 3명의 인질이 참수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은 영어를 사용했다고 그는 전했다.
하페즈씨가 목격한 인질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4월 이후 이라크에서 소식이 끊긴 실종자 13명 중 일부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라크 저항세력은 ‘연합군과의 전쟁’보다는 ‘인질 및 테러 위협’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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