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 해커는 中인민군산하 대학 재학생

  • 입력 2004년 7월 15일 06시 36분


중국 인민해방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해커가 우리나라 10개 국가기관뿐 아니라 주한미군사령부 등 해외주둔 미군사령부 5곳의 인터넷 사이트를 동시에 해킹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주한미군측의 요청으로 한국 수사기관이 해커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주한미군측은 한국 해커가 미군사령부를 해킹한 것으로 착각해 한국측에 수사를 의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국가정보원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국회 원자력연구소 국방과학연구원 등 10개 주요기관을 해킹한 해커 가운데 1명이 인민해방군 산하 중국 남부지역 모 외국어대학 한국어과정에 재학 중인 A씨(29)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대학은 우수한 사병들이 지원해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하는 경우가 많아 이 재학생이 인민해방군 소속인지가 주목된다.

한미 양국의 정보기관은 중국측 해커들이 주한미군사령부와 일본 호주 독일 싱가포르 주재 미군사령부 컴퓨터 100여대를 공략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해양경찰청 홈페이지가 해킹당하면서 서해상의 경비정 위치가 실시간으로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양국 정보기관은 인민해방군이 조직적으로 해외주둔 미군사령부와 한국 국가기관을 해킹한 것으로 보고 진상 파악 및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이 조직적으로 해외주둔 미군과 한국 국가기관을 해킹해 안보 및 군사기밀을 빼내갔을 경우 한반도 안보전략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올 3월 주한미군사령부가 “해외주둔 미군사령부의 주요 홈페이지가 해킹당했으며 이 해커가 한국을 경유지로 사용했다”며 한국 정보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정원과 경찰청 등은 이 해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올 2, 3월 두 달간 이들 5개국에 있는 미군사령부의 홈페이지가 해킹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 과정에서 한국 내 주요 국가기관이 해킹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해커들은 중국 남부지역의 한 도시에서 10여대의 컴퓨터를 이용해 한국 주요기관과 해외주둔 미군사령부의 홈페이지 등을 집중적으로 해킹한 뒤 일부 정보를 한국 내 주요 민관사이트를 경유해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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