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KGB 후신인 연방보안국(FSB)의 대폭 개편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GB 출신의 푸틴 대통령 정권에서 요직을 독점하고 있는 크렘린 내 ‘공안파’가 FSB의 조직과 기능을 늘려 과거 KGB 못지않은 권력기구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브게니 로비레프 FSB 부국장은 14일 “3개월 안에 개편안을 마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1일 FSB 국장을 장관급으로 격상시켜 각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한 포고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일간 가제타는 “FSB가 대외방첩 임무를 맡고 있는 대외첩보국(SVR)과 연방경호국, 그리고 국경경비대를 흡수해 과거의 방대한 조직을 복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크렘린은 이러한 보도 내용을 일단 부인했다. 하지만 FSB는 지난해 도감청을 담당하는 연방정보통신국(FAPSI)을 흡수하는 등 그동안 조직을 늘려 왔다.
옛 소련 시절 KGB는 ‘국가 안의 국가’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졌으나 1991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실패한 뒤 영향력을 잃었다. 옐친 전 대통령은 KGB를 4개 기구로 분할해 무력화시켰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