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를 저질렀던 테러조직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테러 후유증으로 스페인 정권이 바뀌고 스페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했던 터라 이탈리아 정부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베를루스코니 퇴진하라=이슬람 테러조직 ‘아부 하프스 알 마스리 여단’은 16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퇴진하지 않으면 이탈리아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이 단체는 아랍어와 이탈리아어로 된 성명서에서 “우리는 (현재) 이탈리아에 있고, 이탈리아 국민은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면서 “9·11과 같은 ‘피의 숙청’이 이탈리아 국민을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7월 15일까지 이슬람 국가에 주둔시킨 병력을 빼라는 오사마 빈 라덴의 최후통첩을 거론하며 “이 통첩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다”고 협박했다. ‘아부 하프스 알 마스리 여단’은 알 카에다의 산하 조직으로 3월 11일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와 지난해 11월 이스탄불 폭탄테러를 자행했다.
▽이탈리아군 철수하라=한편 필리핀 트럭 운전사를 납치한 테러단체 ‘할레드 빈 알 왈리드 여단’도 17일 “이탈리아군이 모두 철수하지 않으면 폭탄테러를 지속적으로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는 현재 미국과 영국에 이어 3번째로 많은 2700여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견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위협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성명서의 진위를 확인하는 등 비상사태에 돌입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카이로·두바이=외신 종합 연합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