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에는 무장세력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정보국 건물을 급습하는 등 자칫 유혈사태로 치달을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아메드 쿠레이 총리까지 사의를 표해 지도부의 혼란도 계속되고 있다.
▽비상사태 선포, 지도부 혼란=16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경찰 총수 가지 알 자발리가 납치됐다가 몇 시간 뒤 풀려났다. 납치사건을 일으킨 무장단체는 자발리가 부패에 연루됐다고 주장했으며 자발리는 다음 날 전격 해임됐다.
16, 17일엔 또 다른 경찰 간부와 프랑스인 근로자 5명의 납치 및 석방이 잇따랐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를 앞두고 영향력 확장을 노린 무장세력들의 소행이라는 분석이다.
아라파트 수반은 17일 가자지구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비상사태가 선포된 다음 날인 18일 10여명의 무장 괴한이 팔레스타인 정보국 건물을 습격해 총기를 난사하고 건물을 불태우는 사건이 발생했다.
쿠레이 총리는 이날 아라파트 수반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사표 수리를 거부했으나 쿠레이 총리는 “퇴진 결심은 확고하다”고 거듭 밝혔다. 쿠레이 총리는 자치정부의 개혁이 부진한 데 따른 불만의 표시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흡한 개혁 조치와 계속되는 반발=아라파트 수반은 17일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용해 12개 치안조직을 정보, 보안 담당 및 일반 경찰 등 3개로 통폐합한다고 발표했다.
이집트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정착촌에서 철수한 이후 가자지구의 치안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치안 개혁을 요구해 왔다.
아라파트 수반은 가자지구 보안 책임자로 자신의 사촌인 무사 아라파트를 임명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17일 밤 가자지구에서는 수천명의 주민이 의사당 앞으로 몰려와 인사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시위를 주도한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은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집권 정파인 ‘파타 운동’ 산하 단체로 알려져 아라파트 수반의 지지 기반이 붕괴될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무사 아라파트가 ‘부패의 상징’이라며 인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가자시티·라말라·카이로=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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