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아닌 동족인 유대 극우세력으로부터 암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도 안으로부터 개혁 압력을 받는 등 극심한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이집트를 비롯한 주변국들은 중동에 또 다른 혼란이 찾아올까 불안해하고 있다.
▽고개 드는 샤론 총리 암살설=이스라엘 언론은 9년 전 이츠하크 라빈 당시 총리를 암살한 극우 세력이 샤론 총리 암살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간지 하레츠는 국내 정보기구인 신베트의 아비 디허터 국장의 말을 인용해 “샤론 총리의 정착촌 철수 계획에 반대하는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극우 유대인 100∼200명이 그에 대한 암살을 노리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샤론 총리 암살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도 차히 하네그비 내무장관이 “정착촌 철수를 막기 위해 총리 등을 암살하기로 결심한 극단주의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19일 대낮에 텔아비브 교외에서 법관이 피살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총리 암살설도 ‘실제상황’이 될지 모른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유대인 정착민위원회는 “디허터 국장의 경고가 과장됐다”면서 “총리를 암살하려는 자가 있다면 체포하라”고 반박했다.
▼反아라파트 세력 확산▼
▽갈수록 꼬이는 아라파트 수반=19일 아라파트 수반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 온 나빌 아무르 전 공보장관이 라말라의 집으로 가던 중 괴한의 총격을 받아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가자지구에서 아라파트 수반에 반대하는 무장세력의 잇따른 납치 및 관공서 점거 사태가 이어졌지만, 이젠 반대세력에 대한 테러행위까지 벌어진 것이다.
중동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철수 이후 벌어질 ‘악몽의 시나리오’의 서막에 불과하다”면서 “아라파트가 죽거나 실권했을 경우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은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파타운동 산하 무장단체인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이 부패인사 척결과 인사개혁에 앞장서고 있다.
또 아메드 쿠레이 총리도 아라파트 수반이 개혁 일정을 제시하지 않으면 떠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담당 대표까지 나서 아라파트 수반이 쿠레이 총리에게 권력을 이양함으로써 이번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팔레스타인 내홍 일지▼
▽2003년 7월 10일=무장단체인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모하메드 다흘란 보안장관 일행 총격전
▽2004년 2월 7일=파타운동의 하급 조직원 300여명, 조직 내부의 개혁 부진과 광범위한 부정부패에 항의해 7일 사표 제출
▽3월 2일=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 고문 칼릴 알 자벤 피살
▽7월 16일=팔레스타인 자치지구 경찰총수 알 자발리, 가자지구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된 뒤 3시간 만에 석방
▽7월 17일=수천명의 가자지구 주민들, 아라파트 수반의 인사조치에 반발해 자치정부 내 부패인사들 해임을 요구하며 가두시위
알 아크사 순교자여단 대원 10여명,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 있는 팔레스타인 정보국을 습격해 총기난사 및 건물방화
▽7월 18일=알 아크사 순교자여단 대원 150명, 가자지구 군 정보기구 건물에 난입하려다 자치정부 보안요원들과 총격전. 무장대원 18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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