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만 타이베이(臺北) 시내의 웬만한 음식점에는 이처럼 중국 위안화를 받는다는 팻말이 나붙어 있다.
신이루(信義路)의 닝지(寧記) 신선로집 류윈중(劉允中) 사장은 “우리 집 손님의 30%가 중국 홍콩 마카오에서 오는 여행객”이라면서 “위안화를 받지 않으면 영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대만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타이베이는 물론 중부의 아리산(阿里山)과 화롄(花蓮) 등 관광지의 호텔 여행사 선물가게가 모두 위안화를 받고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참고소식지가 20일 보도했다.
아리산의 한 선물가게 주인은 “중국인들이 위안화로 물건을 살 뿐 아니라 거스름돈까지 위안화로 달라고 한다”며 “요즘 대만에 오는 중국 관광객 중에는 아예 달러를 갖고 오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대만에서는 위안화의 매매나 태환, 교역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고 중국에서 사업하는 대만 상인들이 늘어나면서 대만에서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대만 정부도 위안화 통용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행정원 대륙위원회 추타이싼(邱太三) 대변인은 12일 “시범적으로 위안화 태환 영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만 중앙은행은 중국과 ‘화폐 청산협정’을 체결하지 않아 위안화 통용에 따른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중국과 위안화 거래를 하고 있는 홍콩 등의 제3국 은행과 화폐청산 시스템을 구축해 대만에서의 위안화 통용을 허용하는 방안도 내놓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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