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으로부터 “민주당이 승리하는 방법을 보여준 42대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을 환영해 달라”는 소개를 받고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연단에 올랐다.
2만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자 대회장은 환호와 박수소리에 묻혀 버렸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된 14명의 연설이 끝난 뒤 이어진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연설은 전당대회 첫날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해 ‘클린턴 부부의 날 행사’로 만들어 버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올해 대선은 국내외의 도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놓고 근본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진 두 개의 정당에 대한 선택”이라면서 “민주당은 책임과 기회를 함께 가지는 하나의 세계와 미국을 건설하길 원하며 반드시 필요할 때만 혼자 행동한다”는 말로 공화당의 일방주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을 겨냥해 “부시 대통령은 나를 비롯한 전체 부자들에게 1조7000억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준 반면 참전용사들의 의료비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등 부자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희생시켰다”고 공격했다.
그는 과거 자신의 정책과 부시 대통령의 정책들을 비교해가면서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동의하면 그를 백악관에 계속 두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존 케리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외쳤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나 자신을 포함해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베트남에 가지 않기 위한 방법을 찾았지만 케리 후보는 좋은 배경에도 불구하고 ‘나를 보내 달라’며 베트남전에 자원했다”며 케리 후보를 용기와 비전을 소유한 지도자라고 극찬했다.
“유능한 대통령으로서의 아이디어와 경험을 갖고 있는 케리 후보를 백악관으로 보내자”는 말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청중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며 “클린턴”과 “케리”를 연호했다.
이에 앞서 노란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힐러리 의원은 “케리 후보는 세계를 소외시키지 말고 리드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면서 “그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대통령이며 총사령관”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힐러리 의원은 “케리 후보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것은 존 에드워즈라는 위대한 부통령”이라며 케리-에드워즈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연설한 35분 동안 청중은 수십 차례나 기립박수와 환호로 호응하며 애정을 표시해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한편 록 스타의 공연장을 연상시키는 열기와 환호 속에 진행된 이날 대회에서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앨 고어 전 부통령도 케리 후보에 대한 지지와 민주당의 단합 및 대선에서의 승리를 당부하는 연설을 했다.
보스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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