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에 주재하는 칠레 대사관에서 27일 유혈 인질극이 발생, 자살한 인질범을 포함해 칠레 외교관 등 4명이 숨졌다.
범인은 칠레대사관 경비를 맡고 있던 코스타리카 경찰인 올란도 지메네즈(54)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즉시 밝혀지지 않았지만 코스타리카 당국은 칠레 대사관 경비 임무를 맡고 있던 지메네즈가 최근 다른 곳으로 전출 명령을 받은 데 대해 불만을 품은 게 한 이유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당시 대사관 안에는 10명이 있다가 인질로 붙잡혔다.
범인은 7시간여에 걸친 인질극을 벌이다가 경찰이 진압작전을 펼치자 인질 3명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자살했다. 살해된 3명의 시신에서는 여러번에 걸쳐 쏜 총상 흔적이 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나머지 인질 7명은 무사히 구출됐다.
인질범에 의해 살해된 3명은 칠레 대사관 소속 외교관으로 알려져 향후 양국 외교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질극 당시 칠레대사는 대사관 안에 머물지 않아 화를 면했다.
코스타리카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인질범의 아들 등 가족을 대사관으로 데려 와 인질범 투항을 설득했지만 결국 성과가 없었다.
인질극을 일으킨 지메네즈는 5년간 칠레대사관 경비 업무를 맡아 왔으며 주변 사람들은 그가 이번 인질극을 일으킨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놀라워 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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