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毛澤東)은 그해 9월 펑더화이(彭德懷) 국방부장 명의로 ‘대만 동포에게 고(告)하는 글’을 발표했다. 대만과의 평화적 통일을 원하지만 미국을 등에 업고 두 개의 중국 또는 대만 독립을 획책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포격사건이 발생하자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는 태평양과 지중해의 항공모함 6척을 대만해협으로 긴급 출동시켰다. 당시 존 덜레스 국무장관은 중국에 대한 원폭 공격까지 주장했다.
▷올여름 대만해협에 진먼다오 포격의 어두운 그림자가 또다시 드리워지는 느낌이다. 중국은 대만 독립 성향을 노골화하고 있는 천수이볜(陳水扁) 정권에 대한 경고 목적으로 푸젠성 둥산다오(東山島)에서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대만도 싼샤(三峽)댐 등 중국 전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은 물론 총통의 미 군함 대피계획까지 포함한 한광(漢光)훈련을 실시 중이다. 미국은 8월 하순 항모 7척을 동원해 중국과 가까운 서태평양에서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해상기동훈련을 벌인다. 46년 전과 흡사한 모습이다.
▷미국 레이건 행정부의 캐스퍼 와인버거 전 국방장관은 1990년대 초반 ‘제3차 세계대전’이라는 책을 펴냈다. 양안 전쟁 발발 때 미군 전력이 이동하는 틈을 타 북한이 남침하거나 한반도 전쟁 발발 때 중국이 대만 통일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한반도와 대만해협이 연결고리라는 뜻이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경계하는 분석이 많지만 대만해협은 여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황유성 베이징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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