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에는 이슬람으로!…"종교적 동질감이 치안확보 도움"

  • 입력 2004년 7월 30일 18시 52분


‘이슬람(저항세력)에는 이슬람(군대)으로.’

이라크 과도 입법부 역할을 할 국민평의회 대의원을 뽑는 국민회의 개최일이 당초 29일에서 2주 이상 늦춰질 정도로 치안이 악화되자 아랍국 군대를 이라크로 파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영국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은 29일 “이슬람 군대를 이라크로 파병하면 종교적 동질감을 토대로 치안을 확보하기 쉽다”고 내다봤다.

▽‘팔루자의 경험’=19일부터 아랍국 순방에 나선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총리는 이라크와 분쟁 위험이 적은 비(非)인접 아랍국에 파병을 요청했다. 치안이 불안한데도 군과 경찰이 정비되지 않자 새로운 ‘카드’를 빼든 것.

알라위 총리는 ‘팔루자의 경험’에 착안한 듯하다. 4월 미군과 수니파 저항세력간에 전투가 치열했던 팔루자에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시절 치안을 담당했던 바트당원들을 투입하자 한때나마 눈에 띄게 안정을 되찾은 바 있다.

그의 호소에 28일 사우디아라비아가 파병 의사를 비쳤다. 앞서 초드리 슈자트 후사인 파키스탄 총리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이라크 치안 유지를 위한 이슬람 군대 창설에 대해 논의했다. 인도네시아와 예멘, 바레인 역시 조건부 파병을 제의하고 나섰다.

▽“이교도를 돕는 이슬람교도”=하지만 이집트 방글라데시 등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는 ‘파병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이라크 재건을 위한 파병이라고 하지만 결국 미국을 도와주는 셈이 되기 때문.

김선일씨를 살해한 테러단체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는 최근 “이교도를 돕는 이슬람교도는 살해해도 좋다”고 공언했다. ‘이라크 이슬람군’이라고 밝힌 단체는 28일 파키스탄 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논의한다는 이유로 파키스탄 인질 2명을 살해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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